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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끼리 얽혀져 가족을 이루며 소록도만의 정서를 이어가며 살아낼 수 있도록 힘을 준 것이 바로 종교입니다. 천주교가 소록도 사람들 사이에서 시작된 것은 1935년 장순업 등 3명의 신자들이 입원하면서부터인데요 이후 지속적인 전교활동으로 서서히 신자가 늘었고, 1958년에는 신자 수가 1,000여 명에 이를 정도로 성장하게 됩니다. 초기에는 마을 사무실이나 치료실 등에서 미사를 보다가 치료본관 2층, 중앙운동장 귀퉁이에 자리한 수도관 등을 사용하게 됩니다. 1960년 소록도 천주교는 직원지대와 병사지대 2개의 공소가 1개의 본당으로 승격되어 초대 신부로 권 야고보(James Michael) 신부가 부임하게 되었는데요 권 신부는 부임하자마자 병원의 허락을 얻어 교구청에 소록도 성당 건립을 건의하고 병사지대와 직원지대에 성당과 사제관을 신축합니다. 성당을 짓기 위해 의논을 하고 있었지만 첫 삽을 뜨는 일이 생각보다 늦어졌는데요 성당 터로 낙점된 밭에 마늘이 심어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4월에 풋마늘을 캐고 난 다음에야 기공식을 하게 되었는데요 처음에는 벽돌 찍는 일을 고흥에서 온 기공들만 했는데 일손이 부족하여 진척이 없자 신자들에게도 벽돌 찍는 일을 가르쳤다고 합니다. 성당의 평면도는 마치 거북이와 같아 보입니다. 성당 입구를 머리로 하여 고해실과 성모상 자리가 앞발이고, 제대 쪽은 꼬리, 양쪽 제의실이 뒷발의 형태입니다. 애초부터 건강과 장수의 상징인 거북이를 염두에 두고 건축을 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결국 삶을 살아내고야 만 소록도 사람들의 흔적이 100년 넘는 시간 동안 거북처럼 느릿느릿 제 모습을 지켜온 덕에 오늘을 사는 우리가 그 감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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