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비 1180px 이상
너비 768px - 1179px
너비 767px 이하

12월 소록도 이야기 ´마리안느와 마가렛 관사´

  • 등록자 :백미영
  • 담당부서 :운영지원팀
  • 전화번호 :061-840-0694
  • 등록일 :2021-12-27

하단참고

소록도 이야기-마리안느와 마가렛 관사(M관사) 집은 사람을 닮는다. 사는 사람의 손길과 체취로 닦여진 집에 그 사람의 흔적이 깃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간혹 집을 살아있는 생물로 비유하는 이도 있다. 함께 사는 사람과 호흡하고, 쓸고 닦고 만지는 손길로 유지되는 생물 말이다. 그렇게 함께 숨 쉬던 사람이 떠나면 집은 금방 낡아 허물어지고 만다. 하지만 소록도에는 그 반대의 예가 있다. 사람은 떠났지만 본래의 집주인 아닌 주변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전에 살았던 사람들의 체취를 오히려 나누어주고 있는 집이 있다. 등록문화재 [소록도 마리안느와 마가렛 관사], 일명 M관사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종합대학 부속 국립간호학교를 졸업한 마리안느는 1962년, 소록도에서 0세부터 만 3세까지 영아를 돌보는 봉사를 시작했다. 당시 소록도에서는 한센병에 걸린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은 곧바로 분리되어 영아원으로 옮겨졌고, 만 3세가 지나면 보육소로 보내졌다. 아이들은 부모와 떨어져 생활하면서 한 달에 한 번 면회를 할 수 있었는데, 수탄장

하단참고

이라 부르던 소나무 숲길의 양옆으로 서서 눈으로, 말로만 하는 면회였다. 그러던 것을 마리안느가 병원 측에 부탁하여 영아들의 부모만은 영아원에 직접 와서 면회를 하도록 했다고 한다. 영아원 면회1 영아원 면회2 1966년 다미안재단이 소록도에서 의료지원을 시작했을 때 영아원을 운영하던 마리 안느와 1964년 파견된 마리아, 1966년 소록도에 들어온 마가렛이 의료진으로 합류하게 된다. 봉사자 신분이었던 이들은 한시적이나마 다미안재단의 소속으로 신분이 바뀌면서 관사를 정식 배정받게 되었는데 그곳이 바로 지금의 M관사이다.1) M관사는 작은 방 3개와 거실, 부엌과 화장실로 이루어져 있다. 두 평 남짓한 방에는 작은 책상과 낡은 책꽂이가 전부다. 대신 부엌에는 다양한 살림살이가 남아 있다. 정말 다양하다. 예를 들어 손님용으로 보이는 컵이 여럿인데 그 모양과 크기가 제각각 이다. 누가 보아도 한 번에 구입한 것이 아니라 하나씩 하나씩 모아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접시도, 그릇도, 쟁반도 사정은 비슷하다. 하지만 있을 것은 다 있다. 1) 소록도 중앙공원 초입에는 오스트리아에서 온 세 명의 간호사(Marianne, Margareta, Maria)를 위한 공적비(세마비)가 세워져 있다. 세마비는 세 사람의 이름이 ‘Ma’로 시작하니 붙여진 별칭이다. M관사에 입주한 세 사람 중 마리아는 건강이 좋지 않아 오래 있지 못하고 귀국하게 되었고,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2005년 귀국 전까지 이 집에 살았다.

하단참고

한센병에 대한 오해와 두려움으로 당시 병원의 의료진은 환자를 만날 때 장갑과 마스크에 장화까지 신었다고 한다. 하지만 다미안재단의 의료진은 달랐다. 맨손으로 환부를 만지고, 악수하고 스스럼없이 대화하는 것이었다. 당시 의료진들과 환자들은 이러한 상황에 선뜻 적응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게다가 M관사에는 가끔씩 환자가 초대되어 식사를 함께 하기도 하고, 쿠키를 직접 구워 차를 마시기도 했다. 관사官舍와 병사病舍를 구분하고, 유독有毒과 무독無毒을 구분하던 당시로서는 충격적인 모습이었다. 1971년 다미안재단의 의료지원이 마무리되었지만 이들의 봉사는 계속되었다. 환자 간호를 기본으로 치료 후 정착을 위한 도움을 주었고, 부족한 시설과 물자를 채울 수 있도록 힘써주었다. 그래서 얻은 별명이 ‘소록도 할매’이다. 43년을 헌신적으로 봉사하던 할매들은 2005년 조용히 본국으로 돌아갔다. 70세를 넘긴 나이에 건강마저 좋지 않아 오히려 소록도와 소록도 주민들에게 짐이 될까 염려하여 내린 결정이었다. 2005. 11. 귀향길에 오른 마리안느와 마가렛

하단참고

주인 떠난 M관사는 적막하다. 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면 정갈하게 정리된 실내에 창호지로 스며드는 햇살이, 남겨 놓은 말씀들이 조용히 흐름을 느낄 수 있다. 집은 사람을 닮게 마련이다. M관사, 마가렛의 방 국립소록도병원 한센병박물관 2016-1916 SONAMU SOrokdo NAtinal MUseum